가족

남편의 콧소리

투영스 2007. 3. 27. 00:08

남편이 마루에서 코를 골며 자고있다.

비교적 코를 크게 고는 편은 아니지만 피곤할 때면 콧소리가 조금 심해진다.

오늘도 콧소리가 큰걸 보니 피곤한가부다.

내가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 사는게 힘들듯이 내 남편도 남편으로 아빠로 아들로 사위로 사느게

힘들겠지.

거기다 마을일도 본다고 밤.낮으로 �아다니니 힘에 부칠 수 밖에.

체육대회. 경로잔치. 마을 정화사업. 해수욕장 청소. 나무식재. 해오름 축제. 교통정리등등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판에 저녁만되면 여기저기서 술 한 잔 하자고 전화가 끊이질 않는다.

워낙 술과 사람을 좋아하는지라 절대 거절못하고 부르는대로 가다보니 몸이 고단할 밖에.

오늘은 집에서 저녁먹고 두 다리 쭉 뻗고 TV나 보면서 쉬어야지 하는데 어김없이 걸려온 전화에

나갔다 들어오니 파김치가 되었다.

술먹고 온 날은 본인도 술냄새에 콧소리에 옆에서 자는 내가 힘들까봐 마루에서 잠을 잔다.

마루에서 잠자는 날이 한 달이면 25일 정도가 넘으니 큰일이 아닐 수 없다.

GOT.GPT.gamma-GTP수치가 정상범위의 따따블이 되고 초음파상에서 지방간이 확인이 되는데도

술친구와의 작별을 못하니 원~

맨날 보험 빵빵하게 들어놨으니 빨리가주삼하지만 그래도 혼자가 되긴 싫다.

웬수야~

토깽이같은 새끼 둘이랑 여우같은 마누라 두고 먼저 갈 생각말고 건강먼저 챙기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