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투영스
2007. 3. 29. 10:46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 홀로 대충 부엌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차가운 수돗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꿈치 다 헤져 이불이 사각사각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깍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들어져도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 모습.......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보고 싶으시다.
외할머니 보고 싶으시다고.
그것이 그냥 넋두리 인줄만 알았던 나.
한 밤중에 자다깨어 방 한쪽 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 어머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