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동백 언덕에서

투영스 2009. 8. 14. 21:10

시인 양중해 ‘동백 언덕에서’

10 년 뒤에
동백언덕에 갔더니
동백꽃은
예전대로 붉게 피었구나
전에 왔던 얼굴
기억해 두었다가
어찌 혼자 왔느냐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것이 아닌가?
그렇고 그렇다고 했더니
어찌 그럴 수가 어찌 그럴 수가…
슬픈 것은 난데
동백꽃들끼리 일제히 울음을 터트린다
10 년 전
내가 동백언덕을 찾아가던 사연은
아무도 모르는 줄 알았는데
동백꽃들은 이미 알고도
모르는척하고 있었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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