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똥구리의 생각
- 이건청
쇠똥구리가 쇠똥을 굴리고 가다가 잠시 멈춘다. 지금 내가 거꾸서 서서 굴리고 가는 저것은 풀밭이다. 이슬에 젖은 새벽 풀밭위로 흐린 새 몇 마리 떠갔던가. 그 풀밭을 지나 종일을 가면 저물녘 노을에 물든 이포나루에 닿을까. 거기 묶인 배 풀어 밤새도록 흐르면 이 짐 벗은 채, 해 뜨는 바다에 닿을 수 있을까.
-시집 '소금창고에서 날아가는 노고지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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