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

수선화, 그 환한 자리

투영스 2007. 9. 6. 16:41

 

 

수선화, 그 환한 자리

고재종

 

 

거기 뜨락 전체가 문득

네 서늘한 간장위에 놓인다

 

아직 맵찬 바람이 하르르 멎고

거기 시간이 잠깐 정지한다

 

저토록 파리한 줄기로

저토록 환한 꽃을 밀어올리다니!

 

거기 문득 네가 오롯함으로

세상 하나가 엄정해지는 시간

 

네 서늘한 기운을 느낀 죄로

나는 조금만 더 높아야겠다

 

 

시집 '앞강도 야위는 이 그리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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